안녕하십니까. 상암동 청심연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최일환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이 가리키는 통증 부위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다만 아픈 곳이 언제나 문제를 처음 만든 곳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제가 목과 어깨를 진찰할 때 왜 좌우의 균형을 함께 살펴보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목이 불편한 분의 뒤에서 관찰하면, 고개가 본인도 모르게 한쪽으로 돌아가 있거나 기울어 있고 어깨 높이가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제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추와 어깨가 정면을 향하도록 안내한 뒤 ‘지금 정면을 보고 계십니다. 혹시 반대쪽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시나요?’라고 여쭤보면, 놀라며 그렇다고 답하는 분도 계십니다. 익숙해진 자세가 몸에는 ‘정면’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반응만으로 특정 질환이나 원인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통증의 위치와 양상, 움직임, 신경학적 증상, 과거력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상황은 줄다리기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비슷한 힘으로 당기면 가운데가 비교적 안정됩니다. 그런데 왼쪽이 더 강하게 당기면 몸은 왼쪽으로 기울고, 오른쪽은 길게 늘어난 채 끌려가지 않기 위해 버티게 됩니다. 제가 관찰하는 바로는 환자분들은 이때 강하게 당기는 쪽보다 버티는 쪽의 통증을 먼저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른쪽이 아프니 오른쪽만 문제다’라고 곧바로 결론 내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 견갑거근과 승모근 주변이 단단하고 움직임이 제한되어 보이는 반면, 오른쪽은 늘어난 자세에서 계속 힘을 쓰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오른쪽 목이나 어깨가 먼저 아프다고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 여기서 ‘단단하다’거나 ‘당긴다’는 촉진과 움직임에서 확인되는 임상 소견이지, 곧바로 근막 유착이나 손상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쪽이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양쪽이 어떤 관계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환자분께 직접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 보게 하고, 어느 방향에서 당김이나 저항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환자 스스로 몸의 차이를 알아차리면 일상에서 자세를 바꾸거나 스트레칭을 할 때도 무리한 방향을 피하기가 쉬워집니다. 다만 스트레칭의 방향과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지면 중단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좌우 차이를 모두 없애야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주로 쓰는 손과 발이 있고, 직업과 운동에 따라 익숙한 방향이 생깁니다. 목표는 그림처럼 완벽한 대칭을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통증 때문에 제한된 움직임이 있는지, 특정 방향에서 몸이 지나치게 힘을 쓰는지, 일상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진찰에서 보이는 모양은 이런 질문을 시작하게 하는 단서이지, 그 자체가 병명은 아닙니다.
결국 제가 찾는 것은 ‘범인 한 곳’이 아니라 몸이 현재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입니다. 아픈 부위는 소중한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존중하되, 그 주변과 반대쪽까지 함께 살펴보면 왜 불편함이 반복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시선을 목에서 허리와 골반까지 넓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