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상암동 청심연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최일환입니다. 목 치료를 받아 한결 편해진 환자분께 허리와 골반도 살펴보자고 말씀드리면 이런 질문을 듣습니다. ‘목이 아파서 왔는데 왜 허리와 골반을 보세요?’ 충분히 드실 수 있는 의문입니다.
먼저 확립된 해부학적 사실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척추는 경추·흉추·요추·천골로 이어지는 연속된 구조이며, 머리를 지지하고 몸통의 움직임과 하중 전달에 관여합니다. 골반은 척추 아래에서 양쪽 다리와 몸통을 연결합니다. 우리가 서거나 걷고 고개를 돌릴 때에는 목 하나만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통과 골반, 다리가 함께 자세를 조절합니다. 따라서 목을 평가할 때 어깨와 흉곽, 허리와 골반의 자세와 움직임을 함께 관찰하는 것은 전반적인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목과 골반이 연결되어 있다는 해부학적 사실이 곧 ‘골반의 비대칭이 목 통증의 원인이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의 자세는 원래 완벽하게 좌우 대칭이 아니며, 망진(시진, inspection)이나 촉진에서 보이는 비대칭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통증은 조직의 상태, 활동량, 수면, 스트레스, 과거 손상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진료하면서 일부 환자에게서 반복적으로 관찰하는 양상은 있습니다. 목과 어깨가 한쪽으로 돌아가 보이는 분에게서 요추의 방향 차이나 허리 움직임의 좌우 차이가 함께 보이는 경우입니다. 때로는 목이 편해진 뒤에도 특정 동작에서 불편함이 남거나 쉽게 다시 긴장될 때, 아래쪽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환자분이 평소 한쪽에 체중을 싣는 습관이나 허리의 움직임 제한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특히 경추와 요추에서 비슷한 방향의 회전 양상이 함께 관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진료 과정에서 확인하는 임상 관찰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은 방향이나 같은 규칙으로 나타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진찰할 때에는 서 있는 자세만 보지 않습니다. 고개 돌리기, 팔 들기, 몸통 회전, 허리 굽히기, 한쪽 다리에 체중 싣기처럼 실제 움직임을 비교합니다. 목의 통증이 팔 저림이나 근력 저하와 함께 나타나는지, 허리의 증상이 다리로 퍼지는지도 묻습니다. 필요한 경우 영상검사나 다른 진료가 우선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 외상 뒤 통증, 진행하는 마비나 감각 저하, 보행 이상, 대소변 기능 변화가 있다면 신속한 의학적 평가가 필요합니다.
환자분이 ‘허리의 방향을 바로잡으면 목도 낫나요?’라고 물으실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단순하게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자세는 서 있는 순간, 호흡, 발의 위치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고 한 번의 관찰만으로는 의미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동작을 반복했을 때 차이가 계속되는지, 증상과 함께 변하는지, 다른 검사 소견과 맞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목의 치료를 유지하면서 생활 습관과 요추의 움직임을 단계적으로 확인합니다.
그래서 허리와 골반을 보자는 말은 ‘목의 원인이 반드시 아래에 있다’는 선언이 아닙니다. 목을 포함한 몸 전체의 움직임을 확인해 놓치기 쉬운 요소를 찾자는 제안입니다. 실제 치료 범위와 순서는 환자의 주된 불편, 진찰 소견, 건강 상태와 선호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함께 결정합니다. 목을 보러 오셨는데 왜 허리까지 보는지 궁금하셨다면, 그 이유는 몸을 하나의 연결된 구조로 이해하되 관찰을 원인으로 과장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